춘향
유니버설발레단 초연 | 2007년 5월 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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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 | 박보희 |
안무 | 유병헌 |
음악 | 표트르 차이콥스키 |
편곡 | 모토야마 후미요 |
연출 | 유병헌 |
무대 | 최진규 |
의상 | 이정우 |
조명 | 강낙천 |
영상·비주얼 디렉팅 | 장수호 |
구성 | 2막3장 |
소요시간 | 2시간5분(인터미션1회) |
가장 한국적인 사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감동을 뛰어넘다!
발레 <춘향>은 ‘한국발레의 세계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유니버설발레단의 두번째 창작발레이다. 2005년 제작에 착수하여 2006년 1막 쇼케이스를 통해 작품의 가능성을 검토한 후 2007년 고양아람누리 개관 공연으로 전막이 초연되었다. 2009년에는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25주년을 기념하여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 창작 발레로서 대중성과 예술성에서 모두 호평을 받았다.
한국의 고전과 서양의 발레가 만난 발레 <춘향>의 모태는 국립무용단 국가브랜드 공연 중 하나인 배정혜 안무의 <춤, 춘향>이다. 문훈숙 단장과 당시 유니버설발레단 박보희 명예 이사장은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 공연을 관람한 후 감동하여 이 공연을 발레화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따라서 초연 시 총연출은 전 국립무용단 단장이었던 배정혜가 맡았다. 한국무용 기반의 작품을 발레로 안무하여 재탄생시킨 이는 유니버설발레단의 6대 예술감독 유병헌이다. 음악은 발레하기에 적합한 선율이 필요했기에 발레 <심청>의 작곡가 케빈 바버 픽카드에게 의뢰하여 풍부한 오케스트라 선율 속에 한국 전통 리듬이 조화된 곡이 새로 탄생되었다. 의상은 저명한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딸이자 실력있는 패션 디자이너인 이정우가 맡아 한국 전통적 정서가 풍기되 발레의 신체라인이 아름답게 드러날 수 있도록 현대성을 가미했다.
2014년 창단 30주년을 맞이하여 대대적인 개정작업을 진행하였는데, 가장 큰 변화는 음악에 있었다. 유병헌 예술감독은 초연에서 사용한 창작 음악을 차이콥스키 모음곡으로 전면 교체했다. 차이콥스키의 숨은 명곡을 선별하고 후미요 모토야마(Fumiyo Motoyama)의 편곡을 거쳐 '사랑' '정절' '관능' 등 하나의 주제를 표현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든 후, 이에 맞게 안무과 연출도 수정하였다. 풋풋한 봄과 단오 축제에 어울리는 ‘조곡 1번 (Suite No.1, Op.43, 1878-1879)’,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그린 ‘만프레드 교향곡(Manfred Symphony, Op.58,1885)’, 풍운아 변학도의 해학성을 풍자하는 '교향곡 1번(Symphony No.1, Op.13, 1866)’, 어사 출두와 춘향과 몽룡의 재회에 삽입된 ‘템페스트(The Tempest Op.18, 1873)’ 등은 차이콥스키가 <춘향>을 위해 작곡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발레 <춘향>에는 인상적인 춤 장면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발레 <춘향>의 남성군무는 러시아 발레 걸작 <스파르타쿠스>나 유니버설발레단 <심청>의 남성 군무만큼 볼만하다. 과거 급제에서 보여주는 선비들의 기상은 장엄하고 기품있는 반면, 암행어사 출두 장면은 폭발적인 역동성이 느껴져 새로운 남성춤의 매력을 발산한다. 주인공 이몽룡이 과거 시험을 치르는 장면 중 하나인 ‘일필휘지’는 한국 창작발레 역사상 가장 기품있는 남성 독무로 평가받을 만하다. 한편 신관사또 변학도의 기생 점고 장면, 방자와 향단의 춤은 유머와 익살을 자랑한다. 그러나 발레<춘향>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춘향과 몽룡의 사랑의 2인무이다. 첫날 밤과 마지막 해후 장면에서 두 차례 보여지는 사랑의 2인무는 동양적인 정서 아래 수줍으면서도 격정적이고 우아하면서도 애절하다.
개정 이후 <춘향>은 2015년에 오만 무스카트와 2018년 콜롬비아 보고타에 공식 초청되어 작품성과 흥행성을 입증 받았다. 오만 무스카트 로열오페라하우스는 2001년 개관한 왕립공연장으로써 개관 당시 발레단은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마린스키발레단, 라 스칼라 오페라발레와 함께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유니버설발레단이 초청되어 <심청>을 공연했다. 전작의 성공과 단체의 높은 예술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오만 정부는 또 한번 초청장을 보냈고, 발레단은 <춘향>으로 화답했다.
2018년에는 남미 예술의 메카로 손꼽히는 콜롬비아 보고타에 위치한 가장 권위있는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마요르 극장을 전석 매진시켰는데, 이 극장은 2014년 <심청>으로 한국 발레단 최초로 남미 무대에 올랐던 장소이기도 하다. 현지 언론에서는 높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대서특필했다. 국내공연에서도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한편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올해를 빛낸 안무가상’(2018), 이데일리 문화대상 ‘최우수상’(2019)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 관객과 평단의 사랑을 받고 있다.